습열이 많은 장마철을 건강하게 지내려면
최근에 지구 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기후가 무덥고 습한 아열대 기후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아열대 기후의 특징은 바로 습열입니다. 덥고 습도가 높은 것인데 기분은 꿉꿉해지고 불쾌지수가 높아지며 건강에도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입니다. 습열이 심하면 사지가 무겁고 움직이기 싫어지며 식욕도 떨어지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됩니다. 열이 나고 심한 갈증으로 고생을 하고 누런 소변을 보는 경우가 잦아집니다. 설사가 발생하기 쉬운데 이는 차가운 것을 너무 많이 먹어 비위가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장마철을 건강하게 지내려면 장마철 식사법을 드셔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장마철 식사법의 자장 중요한 키워드는 '몸 안의 습기 제거'입니다. 그 중에서 만들기 쉬운 오곡밥이 대표적입니다.
오곡밥
장마철에는 습기를 없애고 비위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음식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오곡밥이 제격이라고 합니다. 조, 팥, 콩, 수수는 모두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습기를 제거하는 음식이라합니다. 오곡밥은 특히 살이 찌고 뚱뚱한 사람의 습기를 제거하는데 효과가 좋습니다. 다만 마른 사람이 오곡밥을 계속 먹으면 몸이 더 마르고 진액이 없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합니다. 흰콩도 비위를 좋게 하는 곡식으로 장마철에 적합한 곡식이니 적극 추천합니다.
대보름 절식 중의 하나로 오곡은 곡식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고 또 쌀·보리·조·콩·기장 등의 다섯 가지 곡식을 아우르는 말입니다. 오곡밥을 찰곡식만 가지고 지으려면 찹쌀·차수수·차좁쌀·붉은팥·검정콩 등의 다섯 가지 곡식을 시루에 쪄내고
솥에 지으려면 멥쌀 분량을 찹쌀·차수수·차좁쌀을 합한 분량만큼 섞어서 짓는데 곡식은 섞어서 씻지 않고 모두 각각 씻어줘야 합니다. 멥쌀과 찹쌀은 각각 불려놓고 붉은팥은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삶아줍니다.
무쇠솥에 지을 때는 우선 콩을 깔고 그 위에 멥쌀을 반만 놓고 그 위에 팥·차수수를 절반 정도 놓고 다시 멥쌀·팥·차수수·찹쌀을 놓습니다. 밥물은 찰진 것이 많으므로 자작하게 부어주고 밥이 끓기 시작하면 차차 중불로 줄이고 좁쌀 씻은 것을 위에 얹어 뜸을 오래 들입니다. 찰곡식은 콩·팥 등을 섞어 짓는 것이 더 잘 지어지고 맛도 좋아지며 많은 양일 경우에는 시루에 찌는 것이 눋지 않아서 더 좋습니다. 시루에 찔 때에는 곡식을 모두 물에 불리고 팥도 한번 삶아서 사용해야 합니다. 찌는 동안에도 가끔씩 찬물을 뿌려야 잘 쪄진다고합니다. 시루에 찔 때에는 멥쌀은 넣지 않고 콩·팥을 넣을 경우에는 소금을 조금 넣는 것이 더 맛이 좋습니다.
오곡밥은 정월 대보름 전날 저녁에 미리 지어서 아홉 가지 나물과 함께 보름 명절의 음식으로 삼아왔는대 오곡밥에는 그 해의 곡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겼다고 합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농사지은 곡식을 종류별로 모두 넣어서 오곡밥을 지었습니다. 특히 대보름날에는 다른 성을 가진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고 하여 여러 집의 오곡밥을 서로 나누어 먹었다고 합니다.
또 그 날 하룻 동안 아홉 번 먹어야 좋다고 하여 틈틈이 여러 번 나누어서 조금씩 먹기도 하였습니다. 한 해가 시작될 때 일년 동안 무사하고 평안하며 그해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의식은 고대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 오곡밥을 먹는 풍속은 연초에 해당하는 정월대보름날에 그해 농사에 풍년이 들고 사람들이 건강하기를 바란 민속의 하나입니다. 오곡밥은 사람이 먹기 전에 집을 지켜주는 가신에게 먼저 바쳐서 가신을 존중하고 즐겁게 함으로써 온 가정이 평안하고 풍요롭게 될 수 있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에 와서 찰밥과 오곡잡밥으로 분화되었고 남부지방에서는 지금도 오곡밥이라는 말 이외에 찰밥이나 잡곡밥이라는 말을 널리 쓰고 있습니다.
이름을 무엇으로 부르든지 찹쌀을 비롯한 오곡이 들어간다는 의식이 있다는 점에서 대체로 비슷하고 오곡은 구체적으로 한정된 5종 주곡이라기보다 대표성이 있는 5종 주곡이라는 뜻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오곡의 구성물은 시대에 따라 유동적고 조선시대 후기의 상황에서 오곡은 보리, 콩, 조, 팥, 기장 가운데서 4종과 쌀이었다고 합니다. 오곡밥은 찹쌀, 팥, 수수, 차조 또는 기장, 콩 등으로 짓는 것이 일반적으로 오곡밥에서는 오곡 가운데 평소에 자주 접하는 보리가 빠지고, 쌀은 찹쌀이며, 조도 차조로 바뀝니다. 찰진 곡식으로 지은 밥이라는 점에서 오곡밥은 신라 소지왕 때 찰밥의 전통을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곡밥을 먹는다는 것은 오곡이라는 곡식을 고루 갖추어 지었다는 의미로 오곡을 다 지었다면 모든 농사를 지었다는 의미가 된다고 합니다. 오곡밥을 지으면 가족을 보호하고 도와준다고 여긴 가신들에게 먼저 올린 다음에 먹은 것이며 이웃끼리도 나누어 먹는 것은 행여 가난하여 먹지 못한 이웃에게도 베푸는 의미가 되어 정월대보름날뿐만 아니라 이월영등일에도 오곡밥을 올리는 등 모두 일년 농사의 시작단계에서 풍년을 염원하고 예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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